[외국인 유학생 7만명 시대]밀려드는 유학생
작성자 관리자
#서울의 한 사립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 A씨. A씨는 최근 학교 인근 주점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이날 동료들과 함께 간 주점은 세계 곳곳에서 온 학생들과 이들을 찾아온 지인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낯선 외국어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학교에 외국인 유학생이 많아 주변에 각국 출신 젊은이들이 모여든다는 것은 알았지만 한국인이 소수가 된 경험은 처음이었다.

#충청권의 한 사립대 학생인 B씨.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복학한 그는 등교 첫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학교 주변에 사설 환전소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먼저 복학한 친구들에게 확인한 결과, 외국인 학생 특히 중국출신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소규모 차이나타운이 형성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국내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급증, 7만명을 돌파했다. 2004년 현재 1만6000여명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가 불과 5년 만에 4.5배나 증가했다.

◆2012년까지 10만명 유치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2009년 말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가 7만585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5만4934명이었던 2008년에 비해서도 9337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친한·지한 인사를 확보하고,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해 우수 해외인력을 고급 인적자원으로 양성·활용한다는 정부 정책이 상당부분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수도권 한 대학의 한 유학 담당자는 “지금까지의 증가 추이로 볼 때 올해는 8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2012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1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정부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출신국가별로 보면 중국 출신이 5만3461명으로 전체의 70.5%에 달한다. 이어서 일본 3931명(5.2%), 몽골 2724명(3.6%), 미국 1898명(2.5%), 베트남 1787명(2.4%), 대만 1256명(1.7%) 등의 순이다.
출신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7만133명으로 절대적으로 많았으며 북미 2594명, 유럽 1923명, 아프리카 584명, 남미 395명, 오세아니아 221명의 순이었다. 유학형태별로는 자비유학생이 6만4271명, 대학초청장학생 6634명, 정부초청장학생 1629명, 자국정부파견 503명, 기타 2813명이다.

◆재정지원사업과 연계 =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증가는 학교의 노력도 있었지만 이를 견인한 정부 정책의 효과가 컸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부 재정지원과 유학생 관련 지수의 연계다.
교과부는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에 유학생 유치와 관련한 지표를 총점의 1.5% 가량 반영하고 있다. 대학교육역량사업은 교과부가 학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900억원의 예산을 투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선정여부가 대학가의 최대 관심사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에 충분히 유학생을 늘여야 한다는 신호가 됐을 것”이라며 “국제화 지표는 단순히 재학 중인 외국인이 아니라 학위과정 졸업생 중 유학생 비율을 평가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유학생 유치 확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교과부는 지난해기존 유학생 유치 프로그램인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한 단계 강화한 발전 방안을 마련해 2012년까지 유학생 수를 10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2004년부터는 해외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 매년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유학박람회는 2004년 54개 대학이 참여해 6개국 8개 도시에서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219개 대학이 참가해 7개국 8개 도시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런 정부 노력에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는 “우수 해외인재를 양성해 지한파로 육성한다는 말은 수도권 주요대학에나 해당 된다”며 “지방대학의 경우, 학생모집난으로 인한 재정부족을 메우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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