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열풍에… 초등생도 덩달아 요리 학원·유학 ‘붐’
작성자 관리자


과거 비해 경제·문화적 풍요
음식문화 바뀌며 인식도 변화
“셰프는 작품을 만드는 엘리트”

서울 노원구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김모(10) 양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강남 요리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셰프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 양의 어머니 천모(36) 씨는 “요즘 미디어에서 나오는 셰프들의 모습을 보면 대우도 좋고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 딸을 지지하기로 했다”며 “초등학교 졸업 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보낼 예정인데 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하면 요리학교 진학 때 포트폴리오 만들기도 좋고 손에도 익을 것 같아 학원 수강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한 요리학원은 지난해부터 초등학생 대상 1대 1 쿠킹클래스를 개설했다. 학원 관계자는 “미디어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초등생들이 늘어 1대 1 요리 강좌를 개설했다”며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불과 칼을 다루는 게 위험해 전문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요리를 접해 꿈을 키워주는 게 수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셰프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셰프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7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등학생 6만3862명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운동선수(21.1%), 과학자(10.5%), 의사(7.9%) 등에 이어 요리사가 6위(4.6%)를 차지했으며, 여학생은 교사(17,8%), 연예인(11.2%)에 이어 요리사(8.5%)가 3위를 차지했다.

덩달아 요리 학원 수강생의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요리 학원 관계자는 “학생 수강생 중 초·중·고생 비율이 1:3:6 정도 된다”며 “과거에는 초등학생 수강생은 없었는데 최근에는 어린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취미로만 요리를 배우는 것을 넘어 전문 자격증 취득이나 유학을 목적으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많다”며 “가장 어린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생”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초등생들에게까지 불고 있는 요리 열풍에 대해 과거에 비해 경제적·정신적·문화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경희 경희대 조리학과 교수는 “현대식 셰프는 음식을 생계형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혼을 담은 본인만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엘리트들”이라며 “음식 문화가 바뀌다 보니 셰프에 대한 인식도 변했고 그것이 초등생들의 장래희망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음식은 기술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성과 경험 등이 담겨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진로 탐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어린 학생들이 과도한 요리사 교육에 빠져드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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