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 유학 경향은 간판보다 진학·진로에 초점"
작성자 관리자
외국 유학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돈다. 초등학교에서도 원어민 교사가 영어를 가르치고 대학에도 외국 교육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어서다. 국내에 문을 여는 국제학교와 외국 대학도 늘고 있다. 취업시장에선 유학파가 국내 졸업생과 다를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때 열풍이 불었던 유학, 이젠 시들해지는 걸까. 한국형 SAT 교재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권순후 Real SAT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유학파로 SAT·유학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다채로운 문화가 생생한 지식 일깨워줘

그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유학이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교육환경, 전 세계적인 인적 네트워크, 문화 체험을 통한 현지 적응력을 유학의 이점으로 꼽았다.

 “이런 점이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도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상이에요. 국내에선 만나기 어려운 고품질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미국 명문대엔 전 세계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듭니다.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보유한 교수진, 탄탄한 인문학 교육, 탐구심을 북돋우는 교육과정, 캠퍼스 곳곳에서 이뤄지는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 등 때문이죠. 특히 비영어권 제3국가 교환학생, 대학이 지원하는 인턴십, 취업비자 없는 단기 취업 등의 제도는 우리나라에선 보기 어려운 프로그램이에요.”

 이 같은 교육환경이 바로 유학생들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책에선 배우기 어려운 생생한 지식을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학우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도 유학의 또 다른 매력으로 꼽았다.

다양한 실무경험 기회가 유학 성공의 열쇠

“이러한 것들이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학업 의욕을 고취시키죠. 더 큰 미래를 그리도록 도와주는 촉매제가 되는 겁니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로 이뤄진 네트워크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죠. 국내 적응 실패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지만 이런 점을 활용해 국내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유학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는 “유학을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는 시대”라며 성공하는 유학의 전제조건으로 취업·진로 계획과 실무 경험을 강조했다.

 “유학 가서 이룰 목표와 졸업 후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현지에서 인턴십으로 실무경험을 쌓거나 1~3년의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비자 없이 관련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이용해 실무경험을 쌓아야 해요. 국내로 돌아왔을 때 좋은 결실을 보는 유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한 학생들이죠.”

진로계획 세워 떠나야 성공 확률 높아

권 대표는 “유학에서 성공이란 서열 높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며 “유학은 국내 교육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학생에게 주는 또 다른 기회”라고 강조한다.

 “국내 교육에서 찾지 못한 학생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는 것이 성공한 유학이라고 봅니다. 다양한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국내 입시 결과에 집착해 좌절하지 않았으면 해요.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도록 길을 제시하고 디딤돌이 되어 준다면 그보다 더 값진 유학은 없을 겁니다.”

 그 조건으로 그는 ‘스마트 유학’을 강조했다. 간판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키워줄 곳을 찾으라는 뜻이다.

 “극소수 최상위 학생들이 미국 아이비리그에 합격하던 때를 유학 1세대로 본다면 그 바람을 타고 너도나도 심지어 유·초등학생까지 유학길에 올랐던 때가 유학 2세대였습니다. 현지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와서도 방황하며 유학의 폐해를 낳았죠.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유학 3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진학·진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장기 계획을 짠 뒤 유학길에 오릅니다. 간판만 찾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에요.”

 그는 유학생 수가 감소하고 선 취업, 후 진학을 고려하는 최근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경향에 대해 그는 ‘묻지마 유학’이 사라지고 유학을 진로의 한 선택사항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유학생들은 졸업 후 해외에서 취업할지 돌아올지, 이를 위해 어떤 공부를 하고 무슨 이력을 쌓을지, 그에 맞는 학교는 어딘지 꼼꼼히 비교합니다. 이는 현지에 잘 적응하고 학업능력도 높여주는 동기로 작용하죠. 게다가 인턴십이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찾아 경험의 폭도 넓히고 실력을 인정받아 수만 달러의 장학금까지 받는 유학생도 등장하고 있을 정도예요.”

자신만의 목표와 잠재력부터 찾아야

이에 따라 요즘엔 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1 때부터 수준별 맞춤형 입시전략을 짜는 추세다.

 “SAT 점수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지원 대학에 명확히 전달하는 일입니다. 그러려면 맞춤형 입시 설계가 필요해요. 시험 점수와 비교과 활동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땐 에세이(Essay)가 당락을 좌우하는데 이럴 땐 사회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재능과 학업 의지를 전달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뛰어난 노래 실력과 중국어 능력을 갖고 있다면 한국 대중문화를 중화권에 알리겠다는 포부와 구체적인 학업 계획을 전하는 거죠.”

 그는 특히 “대부분 점수 위주인 국내 대학입시에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학생이 우수한 외국 명문대에 합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자신만의 잠재력과 경쟁력부터 먼저 찾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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